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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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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기업에서 출발한 사회적경제기업 스위스 미그로스 上 <3>

 

더 싸게.. 취리히 호숫가에서 세계적 유통업체 미그로스 태동

 

소비자 위한 창업자 고트리프 두트바일러 철학 지금까지 이어져

   

마을기업은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의 하나다.

 

안동시도 지난 3월부터 경상북도 마을기업 육성계획에 따라 2022년도 ‘경상북도 마을기업 찾아가는 설명회’ 참가자를 모집했다. 설명회 개최를 통해 마을기업에 대한 저변확대와 관심유발, 인지도를 높이고 마을기업 자원을 발굴․육성하기 위해서다.

 

설명회 일시는 신청단체와 마을기업 간 협의를 통한 연중 상시로 이뤄진다. 설명회에서는 마을기업 및 마을기업 육성제도가 안내되며 마을기업 지정요건 및 설립 절차, 마을기업 운영사례 및 현장상담도 함께 진행된다. 접수처는 경상북도 마을기업지원센터다.

 

안동시 관계자는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설명회 개최를 통해서 마을기업 설립을 희망하거나 관심이 있는 마을공동체 및 단체가 많이 참가하여 마을기업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되는 마을기업의 ‘마을 개념’은 지리적으로 타지역과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면서 지역 내부에 상호이해관계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정리된다. 지방자치법 제3조 제3항에 따른 동(洞), 리(里) 또는 동법 제4조의2 제4항에 따른 행정동 리 및 자연마을, 마을연합(읍(邑), 면(面) 등 포함한다는 것이다.

 

약 백여 년 전, 1924년 스위스 취리히 호수 부근에서 오늘로 따지자면 마을기업으로 탄생해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유명한 대형유통기업이 있다. 소비자협동조합 성격을 띠면서 사회적경제기업에 해당하는 년 매출 약 32조에 규모의 미그로스(MIGROS)다.

 

미그로스를 세운 고트리프 두트바일러(Gottlieb Duttweiler, 1988~1962)가 브라질에서 운영하던 커피농장을 포기하고 자국 스위스로 귀국하면서 취리히 호숫가를 방황했던 당시가 1924년이다.

 

 

미그로스를 창업한 고틀리프 두트바일러.jpg
미그로스 창업자고트리프 두트바일러(Gottlieb Duttweiler, 1988~1962)

 

비록 백기를 들고 브라질에에서 자국인 스위스로 투항했지만, 커피농장을 하면서 체득한 경영마인드와 함께 브라질산 커피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취리히에서 거래되는 충격적인 상황을 보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을까. 더 싸게 더 싸게..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약 백여 년 전, 당시 몇몇 동료들과 창업을 결심한 취리히 호숫가 인근 지역은 우리나라의 읍(邑), 면(面, 동(洞), 리(里)에 해당하면서도 지역 내부에 상호이해관계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곳으로 추정할 수 있으니, 그 유명한 미그로스도 출발은 마을기업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더 싸게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마을기업 수준의 미그로스가 그렇게 태동하고 있었다.

 

영세 마을기업 수준으로 출발한 미그로스는 오늘날 스위스 국민의 25% 정도가 주식을 소유할 만큼 스위스인들에게 사랑받는 대형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스위스 국민 730만명 중 200만명 이상이 미그로스협동조합연맹에 가입돼 있어 실제로도 이 회사의 주인은 사실상 스위스 국민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해외 진출은 소극적이어서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에서조차 미그로스 기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드물게 국경과 인접한 독일 등지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소극적이었으며 오히려 철수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저녁이면 어둠을 뚫고 아름다운 M자 모양의 오렌지색 형광 간판이 스위스 전역에서 빛나기 시작한다. 스위스 최대의 유통업체 미그로스(MIGROS)의 간판이다. 스위스의 웬만한 중소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대략 400~500m마다 한 번꼴로 커다란 오렌지색 'M'자(字)와 마주치게 될 정도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미그로스는 그야말로 스위스의 ‘국민 기업’이라고 불릴 만하다. 국민들로부터 그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미그로스는 오렌지로 통한다. 미그로스의 얼굴인 간판 색깔이 오렌지색이기 때문이다.

 

 

오렌지색은 스위스와 인연이 있는 색채다. 기원전 100년경 오렌지색의 바위를 갈고 깎아서 만들어진 남부 요르단의 찬란한 암벽 도시 페트라.

 

사방이 절벽으로 방어된 도시는 지하 왕국이 연상될 만큼 신비로운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다. 일몰이 다가오면 페트라는 황혼과 어울려 환상적인 오렌지 빛 색조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오렌지의 도시 페트라는 오랫동안 지상에서 잊혀 있다가 1812년 스위스의 한 젊은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면서 세상의 품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묘하게도 오늘날 스위스의 국민기업 미그로스도 밤이 되면 아름답고 신비한 오렌지색의 간판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밤에 영업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통상 평일에는 오후 8시, 토요일에는 오후 6시까지 영업이 이뤄지지만 늦은 밤까지 미그로스 간판 오렌지 M자는 스위스 전역에서 빛나고 있다.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창업자이름은 기억하는 스위스 시민들

 

‘술과 담배는 팔지 않는다’ 창업자의 철학 지금도 이어져

 

 

스위스 국민기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미그로스는 소비자협동조합체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기업의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이다.

 

많은 스위스사람들은 자기나라 대통령은 몰라도 미그로스의 창업자는 기억한다. 2022년 스위스 대통령 이그나시오 카시스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위스의 이그나시오 카시스 대통령은 5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총회에 참석해 자국의 전통적인 중립성과는 상관없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중립적 태도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스위스 대통령으로서의 공식적인 발언이다.

 

하기야 내각책임제 형태의 연방공화국인 스위스는 7명의 장관을 두고 있으며, 이들이 서로 돌아가며 국가원수인 대통령직을 1년씩 수행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대통령이름을 기억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다. 우리와는 권력 구조가 다르므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웬만하면 미그로스의 창업자 고틀리프 두트바일러(Gottlieb Duttweiler, 1988~1962)는 기억한다. 후대에 구전되기도 하고 꾸준히 그에 대한 저서도 출간되기 때문이다.

 

미그로스는 지금까지도 창업자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미그로스를 세운 고트리프 두트바일러가 브라질에서 운영하던 커피농장을 포기하고 자국 스위스로 귀국한 것은 1924년 당시의 고통을 되새긴다는 의미다. 기후 등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백기를 들고 빈털터리로 귀국했던 당시, 달리 당장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었다.

 

망연자실하면서 무엇인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하염없이 취리히 호수만을 바라보기도 했다. 시작할 바엔 내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다시 시도해야 한다고 고뇌하던 어느 날, 그의 눈에 충격적인 사실이 들어왔다.

 

취리히에서 브라질산 커피가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브라질에서 커피농장을 경영했던 그는 수송비 등 여러모로 아무리 따져 봐도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창업자 두트바일러는 엄청난 바가지요금, 엄청나게 부당한 초과이윤으로 판단하고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 바꿔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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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영세 마을기업 수준으로 영업을 시작하던 창업 당시의 미그로스 영업 활동 모습

 

놀라움은 오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생산자-판매자-소비자의 유통 고리 어디에선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나친 초과이윤은 생명이 짧다는 신념으로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유통업체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오늘날 미그로스는 이렇게 탄생하기 시작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성실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스위스의 국민기업 미그로스는 1925년 8월 15일, 두트바일러의 생일에 탄생했다. 소비자의 이익이 사회적 이익이고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할 때 기업의 가치가 극대화된다고 믿는 그의 철학은 오늘도 고스란히 계승되고 있다.

   

술과 담배를 팔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영업방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켜지고 있지만, 창업자 두트바일러는 엄청난 바가지요금, 엄청나게 부당한 초과이윤으로 판단하고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 바꿔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영남인터넷신문 기획취재팀, 협조 : (주)유럽경제문화연구소>   <에서 이어집니다>

영남인터넷신문 기획취재팀 기자 ynnews215@naver.com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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